아무개 목사 세습을 못하는 것을 잘 알기에 또한 돌려차기도 쉽지 않은 것을 알기에 작전을 짠다. 본인의 제자 중에 목회 잘하는 놈을 고르고 골라 자기 후임으로 부른다. 아마도 후임이 나이가 좀 있어서 은퇴하면 자기 자식을 심으려는 빅픽처가 있었던 것 같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점점 후임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원로 자꾸 자기 말을 안듣는 후임이 거슬린다. 그리고 사건이 터진다. 원로와 후임이 대놓고 장로들 앞에서 싸우기 시작한다. 원로는 나에게 이렇게 싸가지 없게 대우하는 그 놈을 장로들이 가만히 두지 않겠지 이 기회에 버르장머리를 고치거나 혹은 자존심을 팍 상하게 해서 다른 곳으로 옮겨버릴 심산이었다.
“아무개 목사, 내가 너 뽑았어! 은혜를 잊지마! 지금 뭐하는 건가! 내 말 듣고 따라오라고 했잖아!”
“목사님! 목회는 제가 합니다! 제가 담임목사에요! 원로면 원로답게 가만히 제 목회 보조나 하세요!”
“아니 이것이 지금 말 다했어!?”(장로들의 눈치를 슬쩍 보며 도움을 요청한다.) 그 장로는 자기가 세웠고 그 교회의 토박이이고 교회학교 출신이었다. 그런데 자기 편을 들어줄 그 장로가 갑자기 기대와는 다른 말을 소리치며 쏟아낸다.
“원로 목사님! 가만히 있으면 원로로 대접이나 받지 왜 은퇴하고 나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겁니까!? 도대체 왜 못내려놓습니까! 이제 그만 하고 조용히 좀 찌그러져 계십시오!”
충격을 받은 원로, 교인들은 자기편인 줄 알았는데 이미 자기에게서 마음이 떠났고 후임과 한 팀이 되어 자기를 배반하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 너무 큰 상실감, 후임을 잘못뽑았다는 후회감 그리고 이 깨어진 자신감과 자존감을 어떻게 추스릴까 생각하면서 외쿡으로 여행을 떠났다.
원로는 이런 착각에 빠진다. 내가 은퇴해도 나의 영향력은 건재할 것이라는 착각. 그러나 본인은 그것이 착각임을 알지 못한다. 아니 그것이 착각임을 인정 못한다. 아니 인정하기 싫었을게다…
원로가 혼잣말을 한다.
“씨발 돌려치기 할걸…”
목사의 일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