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모세가 돌려 보냈던 그의 아내 십보라와 그의 두 아들을 데리고 왔으니… 그가 모세에게 말을 전하되 네 장인 나 이드로가 네 아내와 그와 함께 한 그의 두 아들과 더불어 네게 왔노라 모세가 나가서 그의 장인을 맞아 절하고 그에게 입 맞추고 그들이 서로 문안하고 함께 장막에 들어가서
(출18:2-3, 6-7)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니라(민12:1)
천천히 성경을 읽다보니 그 동안 안들어오던 구절들이 눈에 들어온다. 모세 목사는 이스라엘 민족목회를 하는 위대한 담임목사였지만 가정생활은 별로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다. 모세의 아내가 어떤 인물인지는 모르지만 결혼생활과 목회생활을 동시에 하기에는 모세의 사랑이 부족했는지 혹은 십보라 사모가 조용한 사모의 역할을 못해서 이스라엘 성도들에게 구설수가 올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본문의 내용과 같이 모세는 가정을 포기하고 목회를 선택하는 마음으로 아내와 두 아들을 친정으로 돌려보낸다.
집에 돌아가서 아버지에게 혼이 났는지 아니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딸을 돌려보낸 사위에게 아버지로서 한마디 쏘아붙일 법 한데 모세 눈치나 슬금슬금보면서 본인이 직접 말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통해 말을 전한다.
“네 장인 나 이드로가 네 아내와 그와 함께 한 그의 두 아들과 더불어 네게 왔노라”
그래도 목사가 별거가 말이 되냐. 힘들어도 보듬고 품으며 가야지 그러니까 별거 그만하고 합쳐라라는 딸을 사랑하지만 딸의 성깔을 잘 알기에 그래도 사위 자네가 수고가 많네 자네가 참고 결혼을 잘 유지하게나라는 뉘앙스로 말하지 않았나 상상을 해본다.
그런 딸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그래도 장인과의 관계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지 모세가 나가서 그의 장인을 맞이하고 입맞추고 서로 문안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어쩌면 이스라엘 성도들이 보는 눈이 있기에 이런 쇼를 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장인과 사이가 좋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뒤에 장인이 모세 목사에게 목회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그 조언을 받아들이는 모세 목사를 보면 분명 남자들끼리 통하는 뭔가가 있지않았을까라는 상상을 한다.
내 딸 행복하게 해줘라는 등의 자기 딸 이야기나 혹은 가족 이야기라도 사위에게 할 법한데 혹시나 사위 마음상할까봐 목회이야기나 주구창창하다가 사위가 장인에게 계속 우리와 함께 있자고 이야기 하지만 그 요청을 거절하고 장인은 사위를 떠나 자기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목회에 미쳐도 가정이 평안하지 않으면 남자는 다른 곳에 눈이 가는지 구스 여자와 바람이 나게 되고 모세의 누나 미리암 전도사는 모세 담임목사에게 그러면 안된다는 그 한 마디에 하나님은 미리암을 문둥병을 들게 하는 이야기가 민수기에 나온다. 아마도 당시 리더십체계를 확고히 하기 위한 여론잠재우기를 위함인지 혹은 미리암 전도사의 정치세력이 모세 담임목사의 정치세력에 밀린 이야기를 문둥병 이야기로 포장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사역에 미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친정으로 보내고, 장인이 또 데려오고 그러다가 또 구스여자와 바람이 난 비운의 목회자 모세, 이렇게도 상상하면서 읽어보니 모세가 하나도 부럽지가 않다.
모세처럼 이스라엘을 목회하는 큰 목사보다는 그래도 알콩달콩 소소한 가족생활에 너구리 같은 아내와 토끼같은 자녀들을 사랑하며 사는 평범한 목사가 훨씬 더 복된 삶이 아닐지 묵상해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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