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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앙 나의 사상

목회 시리즈 1편 - 자네가 지금까지 한 것은 목회가 아니었네

목회란 무엇일까? 주일날 설교하고 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철야 인도하고 찬양인도하고 교인들 아프면 심방가고, 세상 떠나면 장례식 인도하고, 애기 태어나면 헌아식 해주고, 결혼하면 결혼식 주례하고, 성만찬 할 때 세마포 옷 입거나 아니면 미국이나 영국 혹은 독일에서 박사학위 받고 세줄박이 상병표시와 더불어 거룩한 목소리로 ‘이 떡은 주님의 살이요’라고 예문을 읊조리며 성찬을 집례하는 것이 목회라고 생각했다.

 

모든 이들의 목회가 무엇인지라는 정의가 다르겠지만, 코로나를 겪으면서 진짜 목회가 무엇인지 그리고 목사는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작년 초에 상담학 학위를 가진 한 목사님과 상담을 받으면서 그 동안 어떻게 목회했는지를 한번 다 말해보라고 이야기 하길래 위에 언급한대로 지금까지 한 일에 대해 이런 일 저런 일을 주욱 나열했다. 특별히 교인들과 있었던 사건사고 및 그 이후에 어떻게 그것을 처리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주욱 했더니 갑자기 질문이 훅 들어온다.

 

“자네는 목사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목사의 기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질문과 단어, “Function”
“What do you think is the function of a pastor in this church?”

 

곰곰이 생각하다가 위에 언급한 대로 대답했다.
“설교하고, 심방하고, 예식집례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물었더니 목사님이 웃으며 나아게 대답한다.

 

“다른 교회나 자네가 한국에서 경험한 목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나는 모르겠어 하지만 이곳에서 목사는 하나님이 맡기신 양들을 이끄는(lead) 사람이 목사야. 그리고 담임목사를 Lead Pastor라고 호칭하는 이유도 부목사인 너를 이끌어야 하는 역할이 그 사람의 역할이기 때문에 그런 타이틀을 주는거야.

 

“내가 보기에 자네는 지금까지 사람들을 기쁘게만 하려고 목회활동을 한거지 제대로 사람들을 이끌어 본적은 없는 것 같아, 조금 더 강하게 말하면 자네는 지금까지 목회를 한게 아니었네, 그냥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고 여러 활동을 하며 노력한거지.

 

표정관리가 안되는 나를 보면서 그래도 위로를 해주려고 또 한 마디 한다.

 

“그래도 이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았으니까, 이제 한번 진짜 목회를 해보자고.”

 

사실 그랬다.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싶었고, 어떤 일을 하든 야당이 한명도 없기를 바랬다. 그런데 막상 이런 이야기를 면전에서 들으니 마음이 쓰리다. 목회가 하나님 말씀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라면 야당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 당연함을 인정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갑자기 이런 성경구절이 떠오른다.

 

“모든 사람이 너희를 칭찬하면 화가 있도다 그들의 조상들이 거짓 선지자들에게 이와 같이 하였느니라”
(누가복음 6장 2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