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보다 지금 괴로운 이는 담임목사의 아들, 고요셉 자신이다. 아버지의 명을 따라 온갖 핍박과 조롱과 비웃음에도 그냥 이대로 세습을 이룰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에게 도저히 못하겠다고 말하며 뉴질랜드로 유학을 올 것인가.
경험에 비추어 상황극을 조금 써보겠다.
“아빠 나 진짜 못하겠어요, 뉴스앤조이 기사 보셨어요? 내 이름도 다 공개됐다구요!”
“괜찮다. 너는 리더가 될 사람이다. 이런 일로 흔들려서는 아니된다!”
그의 아들의 며느리 역시도 현실계산이 빠르다. 부름받아 나선 이몸 어디든지 가오리다는 다른 목사의 부르심이지 자신들의 부르심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남편을 설득한다.
“아버님 말씀 잘들어 이상한 마음 품지 말고. 이미 다 기사 날 것 다 났고 터질 것 다 터졌으니까 알았지?”
가끔 친구들에게도 연락이 온다.
“요셉아! 나는 네편이다. 까짓거 세습하면 어때! 힘내라!”
같은 교단의 교제하는 목사들 서로 수군거리다가도 요셉목사가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반갑다고 인사한다.
요셉목사는 결단해야 한다. 폼나게 아버지를 떠나 아버지 교회에서 원거리로 녹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이미 다 터진 일 시간이 지나면 조용해지니 그냥 아버지 교회 그대로 물려받을 것인가.
하지만 이미 이 사태로 언론에 나왔을 정도라면 아마도 그는 마음을 정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얼굴을 두껍게 사나이 답게 나아가자! 이건 한 순간이다! 나의 결단은 나 혼자만을 위한이 아니라 내 아내와 자녀들 그리고 내 아버지와 가족을 위한 것이니까!
“주여 내가 여기 서 있으니 하나님 나를 도우소서!”
이런 것을 견디지 못하면 절대 세습 못한다. 이것을 견디는 능력이 있는 자, 얼굴이 진정 두꺼운 자, 마음에 이중적 양심의 혼란에도 멘탈관리가 되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그 다음 주에 웃으며 설교할 수 있는 이가 세습을 할 수 있다. 진짜다. 아무나 세습하는게 아니다.

쪽팔린 줄은 알아서 사진 못나오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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