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 보물
술에 대해 아내와 한 대화
감신
2022. 1. 8. 13:40

신학교 때 한 선배님으로 부터 들었던 질문,
“고된 노동을 마치고 온 사람에게 무엇을 주어야 할까?”
그 선배님은 나에게 “술과 담배입니다.”라는 대답을 듣기 원하셨던 것 같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돈을 줘야 합니다.”
선배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대답하신다.
“그래 돈을 줘도 되지, 근데 말이다. 나같으면 위로가 되라고 술과 담배를 사줄 것 같아.”
힘들게 일하고 돌아온 아내와 대화를 나누는데 불현듯 23년전 기숙사에서 선배와 술에 대해 대화하던 그 때가 생각난다.
아내가 말한다.
“교회에서 술먹으면 지옥간다고 설교하는 목사들 한번도 고된 노동을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일거야. 내가 일을 해보니 왜 사람들이 집에 와서 가족들 다 잠든 밤에 혼자 소주 한잔 먹는지 이해가 된다. 희망이 없는거야. 몸은 고단한데 잠은 안오고 내일 일은 반드시 가족을 위해 나가야 되고 그러니까 한 잔 마시고 힘겹게 잠들고 그 다음 날 다시 일하러 나가는거야. 목사들이 이런 일도 안해보고 강단에서 술 먹으면 지옥간다, 교회봉사 왜 안하냐, 십일조 해라, 헌금해라라는 말이 힘들게 일하고 주일날 피곤한데 예배드리러 나온 사람들에게는 정말 뜬구름 잡는 말일 것 같아. 물론, 술없이 못사는 알콜중독은 다른 이야기겠지만, 그래도 일요일날 강단에서 무슨 소리를 할지 정말 목사들 많이 고민해야되.”
그래서 내가 아내에게 농담으로 한 마디
“그래? 그럼 와인 한 잔 같이 할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난 술은 못먹겠어. 그러게 술이라도 어떻게 마시는지 안배우고 지금까지 우린 뭐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