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일생

큰 교회 담임 목사가 된다는 것

감신 2022. 1. 8. 12:14
큰 교회 담임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10년 전 페북에 욱하는 마음으로 쓴 글까지 사찰당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앞에서는 미소짓지만 뒤에서는 무서운 얼굴, 그 두 얼굴의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지면 마음에 병이 생기기 시작한다. 보통 모르는 사람들이 세습 어쩌구 하면서 욕하지만 나는 그 길이 정말 십자가의 길이라 생각한다. 왕같으면서도 종님이 되야하며, 친구같은 이미지를 유지하다가도 피도 눈물도 없는 행정가가 되어야 하며, 동네 형같이 실실 웃다가도 바로 태세전환에 능한 정치가가 되어야 한다.

 

가끔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해외를 올 때가 있다. 그러면 그동안 긴장하고 방어하던 모습을 내려놓고 조금이나마 편안한 모습을 보이며 노잼농담을 던지며 혼자 실실 웃으며 좋아하는데, 나는 그가 경험한 무거운 자리에 있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모습이 충분히 이해는 된다. 혹자는 해외여행 갈 돈으로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지 뭐 이런 말로 욕을 하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 그렇게라도 안하면 마음에 병이 생기기에 바람을 쐬러가는 것은 대형교회담임의 역할을 감당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사실 지방회 여행가는데 큰 교회에서 돈을 많이 지불하며 그 여행행사를 세미나라고 이름을 붙여가면서 대형교회 목사들이 따라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 덕분에 작은 교회들도 돈 10만원만 내고 평생 갔다 올 수도 없는 인도, 이스라엘, 호주, 미국, 프랑스를 다녀올 수 있는거다.

 

가정생활은 어떠할까? 부부관계는? 처음 부임하던 그 애띤 사모의 모습은 점점 흑빛으로 변해가고 그 흑빛이 나이와 더불어 익어가면 욕심많고 부교역자들 사모들에게 갑질을 하며 본인만 옳은 꼰대로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안 그런 분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혹자는 자리는 그 사람이 누군지 드러낸다고 하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자리에 가면 어떤 예수님의 사람도 다 그렇게 변해간다.

 

다 웃는 듯 보이지만, 웃는 것이 웃는게 아닌 그 자리가 대형교회 담임의 자리라 생각한다. 할말않안 뭐 이런 말 쓰는 사람들 봤는데 그냥 말을 하면서 마음에 병이 안드는 것이 행복한 삶의 비결이라 생각한다.

 

이 시간 잠시 대형교회 담임목사님들을 위해 기도하자.

 

그럴 일은 없지만, 많은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나 처럼 자유롭게 페북질을 하며 마음에 담아 둔 글을 잔뜩 쏟아놔도 참 재밌다는 덕담이 오고가는 교회, 또한 나같이 이렇게 폭풍처럼 페북질을 해도 그것이 기록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대형교회청빙의 기회가 되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

 

결론 : 나 청빙해라.
나를 청빙하려는 교회의 조건 | 나는 째째하게 이력서 이런거 안쓴다. 내가 필요하면 나를 모셔가라.
1. 새벽기도가 없다. - 하고 싶으면 알아서
2. 수요, 금요기도회가 없다. - 하고 싶으면 알아서
3. 주일예배 설교는 돌아가면서 한달에 한번만 한다.
4. 사모는 없다고 생각해라.
5. 목사자녀는 목사라고 생각하면 똑같이 사례비를 지급해라. 지급 안하려면 사고를 쳐도 그냥 그러려니 해라.
6. 1년 4주 휴가
7. 장로는 교회에 목사와 같이 고용되어 있어야 한다. - 운명공동체(이중직금지)
8. 교회표어 최대한 안할 것만 안해도 교회는 부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