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일생
처자식을 위해 하는 목회
감신
2022. 6. 1. 07:48
오늘 은퇴를 앞둔 목사님이 나에게 자랑하듯 말씀하신다.
“난 돈 때문에 목회를 하지는 않아, 그래서 빨리 은퇴할 수 있어.” 이 분의 말 뜻은 지금 목회 하면서 받는 돈 없어도 자기는 연금도 받고 남편도 일하고 해서 노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을 곰곰히 생각해봤다. 돈 때문에 목회하는게 잘못된 것일까? 처자식을 위해 생존을 위해 목회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목회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기에 죽기살기로 자신이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목회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어쩌면 이중직하면서 돈을 잘 벌어서 목회는 취미로 하는 이보다는(이중직 하는 모든 이들이 취미로 목회 한다는 뜻은 아님) 목회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자존심 버리고 최선을 다해 눈물 흘리며 처절하게 목회하는 이들의 목회가 더 값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어쩔 수 없이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 목회외에 다른 일을 하는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 전까지 어떻게든 목회로 생존하려고 몸부림치는 모습도 하나님은 받으실 줄 믿는다.
나는 정말 취미로 목회하는 목사를 보았다. 땅 투자 잘하고 건물 투자 잘하고 어학원 잘 굴려서 평생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목사를 보았다. 그런데 목회에 절박함이 없다. 생존을 위한 절박함, 가슴 찢어지는 애절함,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그 긴장감이 없다. 결국 그 교회, 코로나를 지나면서 없어졌다. 하긴, 1년 내내 똑같은 설교를 하니 없어질 수 밖에. 아니 없어진게 아니라 온라인으로 계속 똑같은 설교는 못하고 또 유튜브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열정과 사명감이 없으니 없어진게 아니라 본인이 제 풀에 못이겨 그만 둔 거다. 그 교회, 돈이 그렇게 많은데도 없어졌다. 그거보고 아 정말 돈 많다고 목회하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고 또 돈 없다고 목회 못하는 것도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중직도 귀하지만 생존을 위해 그것 밖에 없어서 눈물 흘리며 더러워도 서러워도 힘들어도 짜증나도 묵묵히 참고 견디며 자신의 목회를 감당하는 환경 속에서의 풀타임 목회자의 고뇌도 그리 쉬운 삶은 아닐 것 같다.
어쩌면 목회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부르심도 부르심이지만 자신과 가족의 생존이 달려 있어 목회를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그 환경과 조건이 목사에게 더 열심히 목회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결론 : 부목사님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