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묵상
창세기 묵상
감신
2022. 5. 10. 08:03
창세기를 천천히 다시 읽어보니, 대부분 가족 이야기다. 뭐 대단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리고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다.
파랑새를 찾아다니던 어린시절 큰 교회 목사의 가정이나 좀 신령하다고 하는 사람의 믿음의 명문가정은 뭔가 특별하게 일반가정과는 다른 것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결혼하고 자녀를 갖고 삶의 여러 굴곡들을 겪어보고 나니 어느 가정이나 다 문제가 있고 골치를 썩는 이슈들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어떤 대단한 예수님의 사람이 있는게 아니다. 갑자기 하루 아침에 큰 나무가 세워진게 아니다. 누구나 태어날 때는 실오라기 하나 걸침없이 세상에 핏덩이로 나오고 인생이 고난임을 본능적으로 알아 울음을 터트리는 것이 일반이요, 떠날 때는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은 삶의 집착과 미련을 갖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맏이는 부모에게 사랑받는 동생을 질투하기 마련이고 동생은 누나를 이겨먹으려고 하는게 당연하다. 가장 신령할 거라 생각했던 야곱의 가족이야말로 가족상담이 장기적으로 필요했던 가정이 아니었을까?
저 사람이라면 뭔가 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는 착각, 저 나라라면 뭔가 다를 것이다라는 환상, 저 교회라면 그 동안 지나왔던 시행착오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로 많은 젊은 시절들을 보내왔었지만, 막상 만나보면 내가 기대했던 답보다는 나를 더 답답하게 했고, 막상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니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라는 실상을 경험했고, 교회 역시도 세상에는 완벽한 교회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창세기를 읽으며 깨닫게 된 것은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성경적이며,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려기 보다는 맡겨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몸부림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며, 사람위에 사람없고 역시 사람밑에 사람 없다는 것. 그리고 하나님이 나에게 맡기신 가정이 최고의 행복의 자리라는 것.
요즘 내가 이상하게 점점 더 거룩해지는 것 같다.
성령이 충만한 하루하루 기쁨이 솟아난다.
-이런 생각을 갖은 것은 더 오래 전이었다. 이 깨달음 이후로 뭐 대단하다던 목사들 설교 들여다 보는 일이 없어졌다. 사람 사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다. 영빨 좋다고 하루 다섯끼 먹는 것도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