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일생
어머니 이야기
감신
2022. 1. 6. 21:26
우리 어머니는 부여 어느 마을에 부잣집 딸이었다. 아들넷 딸넷 중에 어머니는 눈에 넣어도 안아플 막내딸이었다. 그리고 그런 귀한 딸에게 신앙이 들어섰다. 그 목사는 엄마가 말을 잘듣고 어느 정도 자기말에 순종도 하는 모습과 더불어 교회학교에서 말씀도 잘 전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의 영적딸을 삼는다. 그 목사는 딸이 넷, 아들이 하나가 있다. 영적인 딸이라 영적으로만 케어를 해주고 물질적으로는 돌봄이 없었다. 자기 자녀 중 아들은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딸은 공부시키는데 유난히 어머니에게는 공부를 하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청년의 때에 교회에 미쳐서 살다시피 하는 모습에 교회로 어머니를 찾으러 가족들이 찾아왔다. 하지만 얼마나 심하게 세뇌를 해놨는지 영적인 아버지로인해 진짜 아버지의 말씀을 거역하고 집으로 데려다 놓으면 다시 교회로, 또 데려다 놓으면 다시 교회로 가서 살았고, 또 집으로 돌아가면 그 목사가 찾아와 어머니를 설득하여 다시 집을 나오게 했다. 진짜 나의 할아버지는 어느 순간, “얘야, 너는 이제 내 딸이 아니다. 그 목사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잘 살아라.”라고 말씀하시며 자기 넷째 딸을 포기하셨다.
그런 어머니는 그 목사의 말을 하나님 말씀처럼 순종하며 살았다. 어머니를 따라다니던 남자가 있었는데, 너는 목사랑 결혼해야 한다면서 그 남자를 문전박대하며 내쫓았다. 그리고 말잘듣고 순종잘하고 끝까지 빌붙어도 배신하지 않을 목사가 될 사람을 물색하던 중 한 시골청년과 결혼을 시켰다. 바로 그 청년이 우리 아버지다. 아버지 역시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그 목사를 영적인 아버지로 여겼다.
그리고 두 분은 서로 사진만 보고 연애경험없이 결혼식장에서 처음 서로를 만나 결혼을 하셨다. 그래도 그 영적아비목사 덕분에 내가 태어났으니 그건 감사해야할까?
정말 그 목사가 감리사 하면 지옥간다고 해서 지방에서 감리사를 시키려고 했는데 본인이 거절할 정도로 그 목사 말이면 다 순종했다. 하지만 그 목사 본인은 감리사도 하고 정치도 하고 부흥회도 다니면서 참 많은 봉투를 거둬들여서 속주머니가 차고 넘쳤다던 증언이 차고 넘쳤다.
어머니 아버지의 목회에 그 목사는 참으로 거머리 같이 붙어다녔다. 때마다 시마다 영적아버지로서의 효도를 바라며 돈을 요구했고, 본인이 중국으로 선교를 간다며 선교헌금도 참 많이 요구했다.
그는 나를 키우는 부모님의 양육방식에도 참 많은 간섭을 했다. 심지어 결혼도 본인이 점지해준 자매와 시켜야 한다고 했고, 신학생으로 섬겨야 할 교회를 정할 때도 어떤 교회는 정치칼바람으로 목사의 피가 흐르는 교회라고 못가게 하고, 또 어떤 교회는 자유주의신학이 흐르는 교회라 못가게 했다. 그래서 간 곳이 부평에 있는 한 감리교회였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하도록 하자.
신학교도 자유주의 신학이 판치는 감신이 아니라 복음이 불붙는 목원대를 보내라 하셨지만, 처음으로 부모님은 영적아비에게 불순종하시면서 나를 감신대로 보내셨다.(물론, 감신대 떨어지면 목원대 가려고 했다.) 그리고 결혼을 할 나이가 되니, 결혼시키지 말고 독신으로 평생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목사로 키우면 어떻겠느냐고 말하는 것을 듣고(실제로 나에게도 그렇게 말했기에) 이 목사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마도 내 생각에 아들이 하나고 결혼을 시키지 않음으로 우리 가족 전체를 다 잡아먹으려 했던 계획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아무튼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 목사를 정말 아버지로 생각했기에 나도 처음에 그가 외할아버지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집에 가서 삼촌들과 숙모들이 나와 어머니를 대하는 태도, 어머니의 성과 할아버지의 성이 다른 것을 발견한 후에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리고 뭔가 그 가족들의 태도가 딸이 아닌 몸종을 대하듯 어머니에게 막대한 것을 어렴풋이 어린 나이지만 기억한다.
그는 아버지에게 ‘네가 나의 후계자다’라며 계속 바람을 넣었다. “김목사가 내 후임이야, 믿음으로 시인해야지, 아멘해!” 아버지는 그 말을 믿고 기대했지만 결국 그 교회는 본인의 은퇴후 본인을 가장 잘 대접하겠다라고 생각한 다른 목사에게 돌아갔다. 아버지는 그 이후로 이 놈은 영적아비가 아니라 사기꾼임을 정말 뒤늦게 깨달으셨고(이때라도 깨달은 것이 하나님 은혜다.) 그 이후로 연락을 끊으셨다.
한참이 지난 후에 알게된 사실이, 그 목사에게는 영적인 수양딸들이 참으로 많았다. 어머니만 특별한 딸인 줄 알았는데 수많은 영적인 딸들 중에 한명이 자신인 것을 발견한 후에 참으로 잃어버린 청년의 때와 가족에게 한창 사랑받고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기회를 잃은 것에 대해 어머니는 참으로 안타까워하셨다.
그 이후 그 목사가 치매로 고생을 하는데, 뭘 모르는 목사와 사모들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다. 왜냐하면 그 목사가 많은 이들에게 어머니를 오갈데 없는 고아를 본인이 주워 키웠다고 거짓말을 해서 사람들은 다 그렇게 믿고 있기에 갑자기 그 목사와 연락은 끊은 어머니가 비정하게 보였는지 그들은 어머니를 다그친다. “네 아버지 아프신데 네가 모셔야지, 왜 찾아뵙지도 않어!” 어머니는 대답하신다. “내 아버지 아냐, 그 사람 자식이 세명인데 왜 내가 가야해?” 아마도 그 목사의 자식들은 우리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자신의 아버지를 대신 보살펴 주기를 바랬었나보다.
영적인 아비는 바울과 디모데로 충분하다. 더 이상 누군가의 인생을 영적이라는 허울로 도둑질하지 말고, 또한 도둑질 당하지 말자. 참 소설같은 이야기다.
목사들을 목회하는 목사가 은근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