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일생
그까짓 목사안수, 그까짓 연급, 그까짓 감리사, 감독
감신
2022. 5. 9. 17:09
참 지나보면 목사안수 때문에 할말도 못하고 빙신처럼 조용히 있었던 적이 많았다. 그깟 안수가 뭐라고 왜 그리 참고 살았을까? 아까웠겠지 4년 신학에 군대다녀와서 2년 대학원 그리고 삼년의 교단수레바퀴. 도합 인생의 11년을 안수받는 그날을 위해 참고 견뎠는데 당연히 그 순간까지 참아야지 암 당연하고 말고.
안수 받았는데 이게 또 연급이 있어서 또 참아야 했다. 연급이 한해 한해 올라갈 수록 뭔가 된 듯하고 나름 고참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수련목시험 떨어진 사람들을 보면 어지간히 공부안했구나 하는 무시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전임자가 안낸 부담금,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늙은 선배목사님들의 은퇴를 위해 후배들이 교단에 내야 할 은급비를 안내서 진급이 누락되었을때의 충격은 나의 성골계급의식에 균열을 가져오게 되고.
(빙신같이 또 그 금액을 교단에 내고 진급은 못하는 꼴을 경험한 후에 위대한 진급에서 그까짓 진급으로 사고방식이 바뀌었다.)
이꼴 저꼴 많이 봐서 목회를 그만두기 위해 온 이민. 그렇게 목사껍질을 한겹두겹 벗어갔지만 나에게 마지막 남은 혹시나 세습할 수도 있다는 마음에 당시 목사안수나 연급은 나에게 그까짓 것이 아니고 아직은 대단한 것이었다. 아버지도 은퇴, 장인어른도 은퇴. 더 이상 감리교에 잃을게 없게 된 나는 이제 감리교 안수를 그까짓 거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나 보다. 아! 혹시 남았나 청빙??
안수말고 사람, 연급말고 사람, 감리사 말고 사람, 감독 말고 사람을 봐야하는데, 사람이 사람되기에도 빠듯한 인생, 이제 안수나 연급 혹은 한 자리 꿰차는데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고 잡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