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 나의 사상
목회 시리즈 4편 - 모르면 묻고 필요하면 구하는 태도
감신
2022. 1. 16. 05:32
한국인은 대부분 이런 모습이 많다. 그냥 열심히 하다보면 떡이라도 떨어지겠지라는 기대로 확실치 않아도 아는 척, 불만이 있어도 그냥 열심히 한다. 그리고 뭔가를 구하고 말할 때에 속내가 보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에 웬만하면 침묵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가 본인이 원하는 것이 본인의 기대하는 타이밍에 주어지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내며 그동안 본인이 한 공로를 주장하면서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냐라고 따지며 그 공동체를 떠나는 이들을 많이 보게된다.
처음 영어사람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을 때 나의 소원은 그 교회에서 목사로 고용되는 것이었다. 이 부분을 분명히 하지 않고 내 마음 그가 알아주겠지 기대하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면 그냥 열심히 사람이 한명 왔구나 라는 모습 그 이상으로는 자신을 제대로 알릴 수 없다.
실제로 많은 한국인 목사들이 이런 솔직한 자신의 계획과 소원을 밝히지 않고 서로의 알아감없이 출석하고 봉사만 하다가 어느 시점에 자신이 심은 만큼 결과가 돌아오지 않을 때에 실망하고 그곳을 떠나간다.
나갈때는 사랑이 없느니 역시 백인들은 동양인을 차별한다느니 잔뜩 불평하며 그 교회를 떠나지만 정작 외부에 자기를 소개할 때는 본인이 그 교회 사역을 했었고 그 교회 출신임을 강하게 프로필에 어필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 교회에 그 사람에 대해 물어보면 그의 얼굴은 기억할지 모르지만 그를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모르면 질문하고 원하면 구해야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데, 이걸 질문해서 내가 창피를 당하면 어떻하나? 혹은 내가 이것을 구해서 이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떻하나라는 두려움으로 그냥 조용히 지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처음 나도 영어사람교회를 출석하기 시작했을 때 일반 다른 한국인과 같이 그 두려움과 선입관으로 조용히 관계없이 교회만 다녔다. 그러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담임을 찾아가서 나를 제자삼아 달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했다. 그리고 내가 이 교회에서 일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했다. 그 질문의 답은 아래와 같았다.
“학교만 졸업해서는 여기서는 목사가 될 수 없어, 또 담임목사 혼자 마음대로 사람을 뽑는 구조도 아니야. 먼저 섬기고 싶은 교회에 주일예배를 나가, 그리고 네가 할 수 있는 봉사팀에 들어가서 봉사를 시작하고 관계를 맺도록 해, 너 자신을 소개하고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계속 나가고, 교회에서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궂은일들을 골라서 해봐. 가장 중요한 것은 학위가 아니라 관계와 신뢰야. 너를 신뢰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너에게 리더 자리를 줄 수 있겠어. 자녀를 다른 곳에 맡길 때 학위 있는 사람이 아닌 내가 잘 아는 사람,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길 수 있듯이 먼저 사람들에게 신뢰를 쌓도록 해. 그렇게 믿음으로 도전하다보면 기회가 올거야.”
그리고 정말 그의 말대로 했고 때가 되어 교회는 나를 파트타임으로 고용했다. 그 이후의 나의 소원은 어떻게 하면 풀타임 사역자가 되는 것. 매주 담임의 사무실을 찾아가 일하는 시간 좀 올려주면 안되냐고 물었고 때가 되니 풀타임이 되었다.(여기는 돈을 올려달라고 말하지 않고 일할 시간을 올려달라고 하는게 문화다.)
하지만 이민과 목회라는 여정 가운데 우리 부부는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데, 너무 싸움이 빈번히 일어나 그 스트레스로 인해 목회를 못할 지경에 이를 정도가 되어 담임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하니 상담사를 나와 아내에게 하나씩 붙여주었다. 그리고 총 7번의 심리상담 후에 우리가 왜 싸우는지를 알게 되었으며 부부관계에 다시 평안이 찾아오게 되었고, 다시 기쁘게 일할 수 있게 되었다.
목회 시리즈 1편에서 언급한 상담을 통해 변화된 목회에 대한 나의 시각변화도 내가 몰랐기에 묻고 성장하고 싶어 구했기에 배울 수 있던 시각이었다.
모르면 물어야 하고 원하면 구해야 한다. 주님께 기도해도 주님은 담임에게 절대 내가 원하는 것을 꿈으로 알려주시지 않더라. 내가 직접 담임에게 묻고 담임에게 말해야 담임이 알더라. 모를 때 묻는 것 보다 아는 체 하는게 더 쉽고, 원하지만 구하지 않고 그가 내 마음 알겠지라고 착각하는게 더 마음이 편하다.
번외로 이런 태도로 인해 안타깝게도 이루어지지 않은 남녀의 사랑이 참으로 많다. 차라리 까이더라도 고백을 하는게 더 나을텐데…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 누가복음 11:9-10